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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도 건강 악화 등으로 사임해
사임할 경우 총리 대리는 아소 부총리 가능성
2007년엔 약 2주 만에 새 내각…이번에도 즉각 총재 선거 돌입할 듯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검진을 받고 돌아온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건강검진을 받은 것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건강함을 확인하기 위해 검진을 받았다"라며 "업무에 복귀했으니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2020.08.19.[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오늘 총리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중략) 저로서는, 제 결단이 연기되면 국회의 혼란이 커진다. 그 판단에서 결단을 가능한 빨리 해야만 한다.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2007년 9월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총리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2차대전 후 최연소 총리로서 취임한지 약 1년 만이었다.
최근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또 다시 부상하면서 일본 여야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황이 2007년과 비슷하게 흘러가자 '어게인 2007년 9월'이 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아베 총리가 사임을 표명하게 될 경우 차기 총리 선출 일정 등을 2007년 상황과 비교해 살펴봤다.
◇2007 참의원 패배 등 '악몽'에 건강 악화→ 2020 지지율 하락 등 '악재'로 건강이상설
2007년 9월 아베 총리의 사임에 정계는 물론 여론도 ‘깜짝’ 놀랐다. 당시 아사히 신문은 "너무나 당돌"하다고 지적했다. 바로 직전인 9월 10일 국회에서 소신 표명 연설을 통해 연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사임 표명 바로 다음 날인 9월 13일 아베 총리는 게이오(慶應)의숙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계속 입원 중이던 9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건강상태가 계속 악화돼 자신의 의지 관철의 기초가 되는 체력에 한계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당시 병원 측은 위장 기능 이상 등 소견을 보였으나 이후 아베 총리의 병명은 일본 정부가 지정한 난치병 ‘궤양성 대장염’으로 밝혀졌다. 당시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 일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시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 패배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식욕부진과 속이 더부룩한 증상까지 있었다고 한다.
참의원 선거 패배가 아베 총리에게 '악몽'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베 총리가 이끈 자민당은 민주당에게 참의원 과반수를 빼앗겼다. 민주당은 참의원 제 1당 자리를 획득했다.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2007년 입원 했던 게이오 대학 병원에서 7시간 반에 걸친 검사를 받으며 건강이상설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일 발간된 사진주간지 '플래쉬(FLASH)'는 아베 총리가 지난 7월 6일 총리 관저에 있는 집무실에서 '토혈(吐血·피를 토함)'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니혼TV는 지난 17일 "최근 (아베) 총리가 점심에 음식을 남기고 있다고 관저 관계자가 말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7월 22일 밤 도쿄(東京) 긴자(銀座)의 스테이크 집에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과 회식했을 때에도 혼자만 적은 양을 먹었다. 일간겐다이는 "최근 1개월간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참의원 선거 참패와 같은 '악재'가 즐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여론의 비판, 정치 스캔들, 국내총생산(GDP) 악화 등이 있다. 30%대로 떨어진 지지율도 빼놓을 수 없다.
아베 총리는 19일 오후 사흘 간 휴식을 끝내고 공무에 복귀해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 지금부터 다시 일에 복귀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으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병세가 상당히 무거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여당 내에서는 일정 기간 입원해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황이 2007년과 겹친다.
[후쿠오카=AP/뉴시스]지난해 6월 9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8.11.◇2007년엔 사임 후 총리 임시대리 안 세워…이번엔 아소 부총리가 '대리'될까
이번에도 아베 총리가 사임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2007년 9월에는 아베 총리가 사임 의사를 표명하자 집권 자민당은 즉각 총재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의 총재가 총리직에 오른다.
자민당은 9월 14일 총재 선거 고시, 16일 총재 후보 소견 발표 연설, 9월 23일 총재 선출 투·개표하기로 결정했다.
9월 23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가 총재로 선출됐다. 25일 중의원·참의원 양원에서 후쿠다 총재를 총리로 지명해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다음날인 26일엔 후쿠다 내각이 발족하면서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 후 약 2주 만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총리를 선출하는 약 2주간 '임시 총리'는 없었다. 일본 내각법 9조는 '내각총리대신'에게 사고가 있을 경우 혹은 내각총리대신이 없을 때에는 사전에 지명한 국무대신이 임시로 내각총리대신 직무를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요사노 가오루(与謝野馨) 관방장관은 "판단력에 지장이 발생하는 일은 전혀 없다"며 임시대리를 두지 않은 데 대해 설명했다. 총리 공무에 지장이 있었음에도 대리를 두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부 언론에서 나왔다. 아베 총리는 9월 25일 마지막 각의에 참석한 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만일 아베 총리가 사임한다면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임시 총리를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내각 출범 후 첫 각의(국무회의)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임시대리로 아소 부총리를 지명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도 아베 총리는 자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에 대해 "제대로 의식이 있을 경우에는 내가 공저 등에서 자기 격리하며 총리로서 직무를 하겠다"면서도 "의식이 없다면 아소 부총리가 임시대리가 된다. 한 순간도 지체가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도 지난 2007년처럼 총리 임시 대리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도쿄=AP/뉴시스]지난 2018년 9월 1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도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20. ◇이시바 전 간사장, 기시다 정조회장 등 '포스트 아베' 출마할 듯
자민당의 총재 선출은 당 소속 국회의원, 지역 당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유력한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은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기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지통신의 8월 여론조사(8월 7~10일) 결과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에 이시바 전 간사장이 24.6%로 1위였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28.5%로 1위였다. 2위인 아베 총리(18%)와는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다만,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 당내 기반이 있는 기시다 정조회당 등이 표를 더 얻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기시바 정조회장은 당내에서 발신(発信)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시바 전 간사장으로 표가 옮겨갈 공산도 있다. 발신력은 전달하는 능력, 홍보력, 인지도 등을 가리키며 미디어 노출에 강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유리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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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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