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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각국별 은행 자본규정완화 규모(단위: 억달러) /사진=FT
전세계 금융감독 당국들이 자기자본 규제 완화 등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 실물 경제에 약 5조달러가 투입되는 효과를 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 등을 통해 경제에 직접 투입하는 돈과는 별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은행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1930년대 대공황보다 심각할 것이란 우려 속에 경기침체를 극복할 '자본중개기관'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중앙은행들로 구성된 각국 금융 감독당국이 코로나19 경제충격 완화를 위해 은행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확보한 자금 규모는 모두 4917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규제당국이 규제완화를 통해 은행들의 신용을 약 5000억달러 늘림으로써 은행들은 실물 경제에 5조달러를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자본규정을 일부 완화하고, 배당·자사주매입 중단을 통해 은행들이 실물 경제에 풀 수 있는 자금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주로 필요자본 규정을 완화해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게속해서 안정적으로 신용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규제완화 대부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추가 안전자본을 일부 완화한 것이다.
규제당국들은 또 배당 동결, 직원 상여금 지급 중단, 은행 규정 강화 연기, 필요자본 산출 일시 면제 등 다양한 추가 완화 방안도 도입하고 있다.
ECB의 경우 117개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은행들의 자본규정 완화로 1200억유로를 은행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CB는 또 은행들이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게 해 추가로 300억유로의 여유자금도 마련토록 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로존 회원국 일부는 ECB 조처 외에 국가별로 자국 은행들에 강제했던 경기침체를 대비한 추가 완충자본 규정을 잠정 중단하는 등 국가별 추가 규제 장치들을 임시로 해제했다. ECB와 유로존 각국의 규제완화로 은행들은 2010년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2011년 중반부터 2018년 12월까지 쌓았던 추가 완충자본 1조7800억유로 가운데 25% 이상을 대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준, 영국은행(BOE), 홍콩금융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앙은행, 호주 금융감독청, 캐나다은행(BOC) 등 전세계 중앙은행·금융감독 당국들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은행들의 필요자본 완화로 각국 금융감독 당국은 대출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소비자 파산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중앙은행들은 이와 별도로 급격한 금리인하를 통한 초저금리와 준비금 가운데 보유해야만 하는 유동성 자산 비중 완화를 통해 시중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싱크탱크 브뤼겔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연구위원인 니콜라스 베론은 "완충자본은 (필요할 때) 풀라고 쌓아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시기에 이같은 완충자본을 푸는 방식은 '교과서적인' 제대로 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통해 은행부문은 순식간에 명목상 자본주의 기업에서 실질적인 국가 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됐다"면서 "일시적인 조처이지만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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