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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발인 이모저모 / 장례미사 가족·친지·신자 1500여명 참석 / 교황 “부고 소식 듣고 슬픔에 잠겨” 메시지 / 에이펙 취소로 일정 조정 등 현안 산적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31일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떠나는 운구차를 보고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는 장례미사가 엄수됐다. 장례미사는 고인이 숨진 지 사흘째 되는 날 고인을 하느님께 맡긴다는 의미로 하는 미사다. 손삼석 요셉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집전한 장례미사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가족·친지, 정치권 주요인사, 천주교 신자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사제들이 성당 입구에서 자주색 천으로 덮힌 관에 성수를 뿌리며 장례미사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아들 준용씨, 딸 다혜씨는 고인 옆에서 기도를 올렸다. 40분간의 장례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통령께서는 담담하지만 비통한 표정이었다”, “입술을 앙다무시고 담담한 모습을 유지하려 하셨는데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강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미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 장남 준용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차로 향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역시 뒤를 따라간 후 운구차를 향해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운구차의 문이 닫히고 침통한 표정의 문 대통령은 결국 눈물을 담담히 흘렸다. 김 여사도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날 장례미사와 이후 일정은 조용하게 가족장을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인은 1978년 별세한 문 대통령 부친이 안장된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선 평소 신앙대로, 또 원하시던 대로 많은 분들의 기도 안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됐다. 이산과 피란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며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저는 대통령님의 사랑하는 어머니 강데레사(강 여사의 세례명) 자매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습니다. 이 슬픈 시기에 영적으로 대통령님과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인을 떠나보낸 뒤 다시금 복잡한 현안으로 복귀해야 한다. 우선 다음달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전격 취소되면서 다음달 중남미 순방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13∼19일 3박7일간 일정으로 멕시코와 에이펙 정상회의 개최지인 칠레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취소 소식을 들었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반부패정책협의회 주재 등 빼곡할 일정을 차례로 소화해야 한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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