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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해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혁신성장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국판 뉴딜 추진 기획단의 신속한 준비를 지시했다. 미국·중국 등 수출시장의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해 경기 회복의 물꼬를 트고 고용 위기를 진정시킬 '한국판 뉴딜 카드'를 꺼낸 것은 고무적이다.

뉴딜은 1933년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행한 경제 부흥 정책이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 도로, 교량, 공항 등 공공시설을 건설하고 새 일자리를 만든 뉴딜은 빈사 상태에 빠졌던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밑거름이 됐다. 미증유의 감염병으로 경제위기에 처한 우리도 기업 도산과 일자리 대란 등 급한 불을 끄는 동시에 경제를 반등시킬 경기부양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5월 뉴딜의 규모와 시기 등을 밝힐 계획인데 서두르기보다는 어떤 비전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할지 밑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가 바뀐 만큼 루스벨트식 뉴딜과는 달라야 한다. 세계 경제·사회구조가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여기서 길을 찾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디지털 기술 활용사례를 들며 '디지털 뉴딜'을 강조했다고 한다. 옳은 방향이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도 병행돼야 하지만 '한국판 뉴딜'의 무게중심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스트럭처 확대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둬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 등 '언택트 경제'가 부상했다. 원격의료와 온라인 교육의 취약한 민낯도 드러났다. 이는 코로나 이후 미래 먹거리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에 재정을 투입해 미래 성장 기회를 찾고 고용도 창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혁신생태계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철폐해야 한다.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인 원격의료만 해도 세계 시장 규모가 305억달러에 달하는데 규제 때문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타다금지법' 등으로 혁신의 싹을 자르는 낡은 마인드도 버려야 한다. 한국판 뉴딜을 국론을 결집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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